• 입력 2021.10.13 15:49
  • 수정 2022.08.10 08:33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컨퍼런스, 도내 '마을정원 우수사례' 조명
오산시·양평군 등 노하우 발표…주민 참여 공동체 구성이 중요

[정원문화신문 = 주하은 기자] 지역 주민의 행복을 '정원'에서 찾는다니, 대체 그 행복 도시는 어떤 곳이며 또 마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 8일 '마을정원을 통한 경기도의 행복한 변화'를 주제로 열린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컨퍼런스'의 두 번째 파트인 '마을정원의 우수사례'에서 이에 대한 관계자들의 솔직한 의견과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다.

오산시 공원녹지과 녹지관리팀 김지영 팀장

먼저, 파트 2의 첫 번째 발표자인 오산시 마을정원 담당자 김지영 팀장이 오산시 마을 정원 5개소의 성과와 성공적으로 마을 정원을 조성하고 유지할 수 있었던 원칙, 그 과정에서 공무원의 역할과 마인드에 대해 발표했다.

오산시는 흉물이었던 마을 내의 구조물을 활용하고 아이들의 비행이 잦던 삭막한 장소를 정원으로 조성하며 주민들을 위한 아름다운 장소로 탈바꿈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완성한 정원은 공예, 미술, 역사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아트센터가 되었고, 지저분하던 구조물은 마을 지도가 되었다. 이렇게 조성된 정원들은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단절되었던 이웃 관계를 많이 회복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김지영 팀장은 성공적으로 마을정원을 조성하게 했던 원칙으로 
첫째, 마을정원사 양성 프로그램 후 정원 공사를 시행하는 '선 프로그램 후 조성',
둘째, '관리주체 위주의 정원을 조성하여 관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셋째, '마을정원 센터를 조성하여 공통체 활성화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보는 많이 할수록 좋다', '마을정원 네트워크에 힘쓰자' 등, 4년간 사업을 추진하며 느낀 점과 다양한 경험을 나누고, 사업의 핵심 키워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신뢰 쌓기, 협력하기를 꼽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우리동네퍼즐협동조합 이진경 소장

두 번째 발표는 안산 '일동'에서 마을 정원사로 활동 중인 우리동네퍼즐협동조합 이진경 소장이 이어갔다. 이 소장은 "우리 마을정원은 단순한 꽃밭이 아닌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바꾸는 공간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을정원이 주민들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고 골목 상권을 살리고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내는 등 동네의 문제들을 해결해낼 뿐만 아니라, 정원마을 브랜딩으로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정원 활동을 하는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마을 내 복지 안전망을 만들어내는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설 조성만이 아닌 공동체 기반의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행정 기관의 역할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이진경 소장은 "행정 기관이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라고 명확히 인식하고 있을 때 모든 면에서 질적으로 다른 변화를 이루어낸다고 생각한다"라며 기관과 주민 간의 파트너쉽과,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방법을 찾아가는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접 마을정원 조성을 경험해보니 설계, 시공 등을 각각 다른 업체와 계약해 진행하기 때문에 총괄적인 책임을 맡을 업체가 없고 소통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으며 "행정 기관이 책임 의식과 전문성이 있는 좋은 업체를 선정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사)푸르네정원문화센터 김현정 센터장 · 이성현 이사장
(사)푸르네정원문화센터 김현정 센터장 · 이성현 이사장

(사)푸르네정원문화센터 이성현 이사장과 김현정 센터장은 성공적인 마을정원 조성을 위한 메뉴얼과 경기도 마을정원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마을정원 조성 과정의 첫 단추인 주민협의체 구성에서 좋은 인적 자원을 찾아내는 것과 홍보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정원여행을 가지 못해 동기 부여의 기회가 적어진 것과, 주민이 주도하고 직접 참여해야 하는 마을정원 사업에서 '홍보-교육-함께 설계-함께 시공' 순으로 이루어져야 할 추진 절차에 따르지 않고 설계가 선행되어 관리 주체가 사라지고 설계자의 정원이 되어버리는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으며 순서를 지켜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마을정원의 마지막 홍보이자 피날레인 정원 축제를 통해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은 주민이라도 정원 해설을 들으며 우리마을정원을 이해하고 재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온라인 컨퍼런스 화면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온라인 컨퍼런스 화면

파트 2 발표자들의 발표 내용 중 공통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마을정원 프로젝트가 단순한 시설 조성사업을 넘어 공동체 기반의 정원문화를 확산한다는 것과, 길게 보고 사후관리 및 운영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컨퍼런스를 통해 정원에 진심인 다양한 전문가들의 마을정원 우수사례 발표를 들어보니 이 사업이 피부로 와닿으며 경기도가 말하는 마을정원 조성 복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이날 컨퍼런스에 함께한 정원 관련 공무원들도 많은 연구와 동기부여가 됐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경기도의 마을정원 문화의 확산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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